추가경정예산이 뭐길래, 정해둔 예산을 한 해에도 다시 짤까?
정부가 한 해 예산을 다 짜놓고도 몇 달 만에 국회에 다시 손을 내미는 뉴스를 종종 봐요. 이미 확정된 예산에 나랏돈을 더 얹어 쓰는 이 절차를 추가경정예산, 줄여서 추경이라고 불러요.
3줄 요약
- 추가경정예산은 이미 국회를 통과한 본예산에 정부가 다시 손을 대 국회 의결을 새로 받는 예산이에요.
- 국가재정법은 전쟁·재해, 경기 같은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법에 따른 지출이라는 세 가지 사유로만 추경 편성을 허용해요.
- 재원을 국채 발행으로 마련하는 경우가 많아서, 추경이 잦아지면 국가채무도 함께 늘어나는 흐름으로 이어지곤 해요.

01이 말이 무슨 뜻인가
정부는 한 해가 시작되기 전, 그러니까 보통 전년도 12월에 다음 한 해 동안 얼마를 걷고 얼마를 쓸지 미리 짜서 국회 의결을 받아요. 이렇게 처음 확정한 예산을 본예산이라고 부르는데, 회계연도가 시작되면 정부는 원칙적으로 이 계획대로 살림을 꾸려가요. 그런데 예산을 짤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그해 안에 실제로 벌어지면, 이미 확정해 둔 계획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생겨요.
이럴 때 정부가 본예산의 지출 규모나 내용을 바꿔서 국회에 다시 내는 예산안이 추가경정예산이에요. 국가재정법 제89조는 이 절차를 두고 이미 확정된 예산에 변경을 가할 필요가 있는 경우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도록 정해 놓았어요. 이름이 길어서 뉴스에서는 흔히 추경이라고 줄여 불러요.
추경도 본예산과 마찬가지로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확정돼요. 국가재정법은 정부가 국회에서 추경안이 확정되기 전에는 이를 미리 배정하거나 집행하지 못하도록 못 박아 두어서, 아무리 급한 사정이 있어도 정부 마음대로 먼저 돈을 쓰는 절차는 아니에요.
| 구분 | 본예산 | 추가경정예산 |
|---|---|---|
| 편성 시점 |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전년도) | 연도 중 편성 사유가 생겼을 때 |
| 담는 범위 | 한 해 전체의 새로운 살림 계획 | 이미 확정된 예산의 증액 또는 감액 |
| 편성 사유 | 특별한 제한 없음 | 전쟁·재해, 대내외 여건 변화, 법정 지출 중 하나 |
| 국회 절차 | 정기국회에서 심의·의결 | 별도로 국회에 제출해 심의·의결 |
02왜 이런 게 생겼나
예산은 한 해도 더 전에 앞서서 짜는 계획이다 보니, 그 사이에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처럼 편성 당시에는 없었던 일이 얼마든지 새로 생기곤 해요. 이런 변화를 본예산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건 예산 편성 자체의 한계라기보다, 미래를 완벽히 내다보기 어렵다는 사정에 더 가까워요.
그래서 국가재정법 제89조는 추경을 편성하는 사유를 세 가지로 좁혀 놓았어요. 전쟁이나 대규모 재해가 발생한 경우, 경기 침체나 대량 실업, 남북관계 변화처럼 대내외 여건에 중대한 변화가 생기거나 생길 우려가 있는 경우, 그리고 법령에 따라 국가가 지급해야 하는 지출이 새로 생기거나 늘어나는 경우예요.
사유를 이렇게 좁게 정해 놓은 이유는 추경이 재정에 미치는 부담과 맞닿아 있어요. 추경으로 늘어난 지출의 상당 부분은 국채를 새로 발행해서 메우는 경우가 많은데, 아무 때나 손쉽게 추경을 편성하도록 열어 두면 재정 건전성이 흔들리기 쉬워서 법으로 문턱을 세워 둔 거예요.
03숫자로 보면 어떤가
1998년 외환위기 이후로 살펴보면, 정부 임기 다섯 번 동안 추경이 없었던 시기는 없다시피 했어요. 1998년부터 2021년까지 5년 단위로 나눠 보면 각 임기마다 적게는 두 번, 많게는 열 번까지 추경이 편성됐고, 이 기간 전체를 합친 추경 규모는 약 272조원에 이르러요.
2026년에도 이미 추경이 있었어요. 정부는 3월 31일 국무회의에서 26조2000억원 (26조2000억원 (4조8125억원은 정부 전체 추경이 아니라 교육부 소관 몫)은 정부 전체 추경이 아니라 교육부 소관 몫으로, 4월 10일 국회 본회의에서 확정된 금액) 규모의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의결해 국회에 냈고, 이후 국회 심의를 거쳐 확정됐어요.
편성 횟수와 규모가 이렇게 들쭉날쭉한 건 그해에 어떤 위기나 재해가 있었는지에 따라 필요한 지출 규모 자체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에요. 감염병처럼 나라 전체에 영향을 준 해에는 추경 규모가 유독 커지는 경향이 있어요.
04자주 헷갈리는 것
추경이라는 이름 때문에 언제나 지출을 늘리는 절차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의상으로는 지출을 줄이는 감액 추경도 가능해요. 다만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감액 추경이 편성된 적이 없고, 세금이 예상보다 덜 걷힌 지방자치단체가 감액 추경을 편성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어요.
본예산과 추경을 같은 절차로 헷갈리기도 해요. 본예산은 회계연도가 시작되기 전에 한 해 살림 전체를 처음부터 새로 짜는 예산이고, 추경은 이미 국회를 통과해 시행 중인 예산의 일부를 바꾸는 절차라서 담아내는 범위 자체가 달라요.
지방자치단체도 지방재정법에 따라 자체적으로 추경을 편성해요. 중앙정부의 추경과는 별개의 절차이고, 지방의회 심의와 의결을 거친다는 점에서 국회를 거치는 중앙정부 추경과 구조는 닮았지만 통과 기관이 달라요.
05언제 내 일이 되나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지원금, 소상공인 지원금 같은 뉴스가 나온다면 그 재원이 추경으로 마련된 경우가 많아요. 이런 소식을 접했을 때는 내가 지원 대상에 들어가는지, 신청 기간은 언제까지인지부터 확인해 보는 편이 실질적인 도움이 돼요.
경기 침체를 이유로 한 추경에는 고용유지지원금이나 소상공인 대출 같은 예산이 함께 담기는 경우가 흔해요. 자영업을 하고 있거나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면 이런 공고를 눈여겨볼 만해요.
추경 소식이 잦아진다는 건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해요. 기획재정부가 운영하는 열린재정 홈페이지에는 그해 추경안의 편성 사유와 세부 지출 항목이 그대로 공개돼 있어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추가경정예산은 이미 국회를 통과한 본예산에 정부가 다시 손을 대 국회 의결을 새로 받는 예산이에요.
- 국가재정법은 전쟁·재해, 대내외 여건의 중대한 변화, 법에 따른 지출이라는 세 가지 사유로만 추경 편성을 허용해요.
- 추경 소식이 잦아진다는 건 그만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다는 신호이고, 그 재원이 어디로 쓰이는지 살펴보면 내 생활과 이어지는 지점이 보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