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이하여신비율이 뭐길래, 은행 대출이 얼마나 부실한지 보여준다고 할까? 연체율과는 뭐가 다를까
금융지주나 은행 실적 기사에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올랐다거나 내렸다는 문장이 자주 붙어요. 이 비율은 은행이 빌려준 돈 가운데 돌려받기 어려워진 대출이 얼마나 되는지를 재는 숫자예요.
3줄 요약
-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의 총여신 가운데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로 분류된 대출이 차지하는 몫이고, 낮을수록 건전하다고 봐요.
- 연체율은 원리금이 1개월 이상 밀린 대출만 세지만, 고정이하여신은 상환 능력까지 따져 한 번 더 나빠진 대출만 담아요.
- 비율이 오르면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이익이 줄 수 있고, 분모인 총여신이 커져도 비율은 내려가요.

01이 말이 무슨 뜻인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가진 총여신 중에 고정이하로 분류된 대출이 몇 퍼센트인지를 나타내요. 산식으로 쓰면 고정이하여신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것이고, 정부 통계 누리집 e-나라지표는 은행의 문제여신 보유수준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라고 소개해요.
고정이하라는 이름은 은행이 대출을 다섯 단계로 나누는 데서 나왔어요.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의 순서로 나빠지는데, 이 가운데 뒤의 세 단계를 묶어서 고정이하라고 불러요. 앞의 두 단계는 아직 부실 대출로 치지 않아요.
분류는 빌린 사람의 채무상환능력과 금융거래 내용을 보고 은행이 정기적으로 해요. 단계마다 대손충당금, 곧 돌려받지 못할 때를 대비해 미리 비용으로 쌓아 두는 돈의 비율이 달라서, 단계가 정해지는 순간 은행의 장부 숫자가 바뀌어요.
| 단계 | 은행 기준 연체 기간과 상태 | 가계대출 대손충당금 적립률 |
|---|---|---|
| 정상 | 연체 1개월 미만 | 1% |
| 요주의 | 연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 10% |
| 고정 | 연체 3개월 이상이면서 상환 능력이 떨어진 대출 | 20% |
| 회수의문 | 고정보다 회수가 더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대출 | 55% |
| 추정손실 |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대출 | 100% |
02왜 이런 게 생겼나
은행은 예금으로 받은 돈을 빌려주는 곳이라 대출이 돌아오지 않으면 그 손실이 은행의 자기 돈과 맡긴 사람들의 돈을 건드리기 시작해요. 그래서 은행이 문제가 있는 대출을 스스로 어느 정도 가졌는지를 밝히게 하는 장치가 필요했고, 그 장치 가운데 하나가 이 비율이에요.
은행마다 자기 기준으로 괜찮다고 말하면 서로 견줄 수가 없어요. 감독 당국이 분류 기준을 정해 두고 같은 잣대로 비율을 공표하는 까닭은 은행끼리, 또 시기끼리 같은 눈금으로 읽게 하려는 데 있어요.
단계를 나누는 이유는 연체가 길어질수록 돌려받을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에요. 나빠진 단계일수록 충당금을 많이 쌓게 해서, 손실이 실제로 확정되기 전에 비용으로 먼저 장부에 잡히게 만들어요.
03숫자로 보면 어떤가
예를 들어 총여신이 200조원인 은행에서 고정이하여신이 2조원이라면 비율은 1%예요. 고정이하여신이 4조원으로 늘면 2%가 되고, 같은 조건에서 1조원이 늘 때마다 비율은 0.5%p씩 올라요. 숫자는 설명을 위해 정한 가정이에요.
분모도 함께 움직여요. 고정이하여신이 그대로여도 은행이 대출을 크게 늘리면 비율은 내려가기 때문에, 비율이 낮아졌다는 말만으로 부실한 대출이 줄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요.
몇 퍼센트부터 위험하다는 정해진 선이 이 비율에 붙어 있는 것은 아니에요. 같은 은행의 이전 수치, 다른 은행의 수치와 나란히 놓고 방향을 읽는 편이 맞고, 분류 기준이 감독규정 개정으로 달라지면 눈금도 달라져요.
04자주 헷갈리는 것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서로 다른 숫자예요. 연체율은 원리금이 1개월 이상 밀린 대출채권을 총대출채권으로 나눈 값이라 밀리기 시작한 대출부터 세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연체가 3개월 이상으로 길어지고 상환 능력도 떨어졌다고 은행이 판단한 대출만 담기 때문에 더 나빠진 쪽을 보여줘요.
비율이 올랐다고 은행이 곧 문을 닫는다는 뜻은 아니에요. 은행은 충당금과 자본이라는 완충을 갖고 있고, 비율이 오르면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해서 그해 이익이 줄어드는 모습으로 먼저 나타나요.
같은 숫자라도 업권이 다르면 같은 상태가 아니에요. 은행과 저축은행은 정상과 요주의를 가르는 연체 기간이 서로 달랐던 적이 있어서, 은행의 1%와 저축은행의 1%를 그대로 맞대면 오해가 생겨요.
05언제 내 일이 되나
은행이나 금융지주의 주식을 갖고 있거나 사려고 알아보는 사람은 이 비율을 가장 먼저 만나요. 이익이 사상 최대라는 기사 옆에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같이 올랐다면, 번 돈 일부가 앞으로 못 받을 대출의 몫으로 빠져나간다는 신호예요.
대출을 갚는 사람에게는 이 틀이 자기 대출의 운명과 이어져 있어요. 은행 기준으로 원리금이 1개월 넘게 밀리면 연체 채권에 들어가고 3개월 이상 가면 고정이하 쪽으로 넘어가는 구조라, 밀리는 기간이 길어지기 전에 은행에 사정을 알리고 상환 방식을 바꿀 수 있는지 묻는 일이 그만큼 값어치가 커져요.
숫자를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보도자료의 건전성 지표 칸과 e-나라지표를 보면 돼요. 고정이하여신비율 옆에 충당금적립률이 같이 실리는 경우가 많아서, 두 숫자를 함께 읽으면 완충이 얼마나 되는지까지 가늠돼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고정이하여신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을 묶은 이름이고, 이것을 총여신으로 나눈 값이 고정이하여신비율이에요.
- 연체율은 밀리기 시작한 대출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더 나빠진 대출을 세고, 분모인 총여신이 커져도 비율은 내려가요.
- 실적 기사에서 이 비율을 만나면 충당금적립률과 연체율을 옆에 놓고, 이전 수치와 견주어 방향을 읽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