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가 뭐길래, 증가율이 높다고 꼭 좋은 걸까?
뉴스에서 지표가 전년 같은 달보다 크게 늘었다거나 줄었다고 할 때, 그 숫자가 실제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지는 비교하는 기준에 달려 있어요. 이 착시를 부르는 이름이 기저효과예요.
3줄 요약
- 기저효과는 비교하는 기준 시점의 값이 유난히 높거나 낮아서 증가율이 실제보다 나빠 보이거나 좋아 보이는 현상이에요.
- 증가율은 이번 값을 기준 값으로 나눈 것이라서, 기준이 낮으면 조금만 올라도 크게 늘고 기준이 높으면 그대로여도 줄어든 것으로 나와요.
- 증가율을 만나면 비교 대상이 된 시점이 평소였는지 특별한 때였는지부터 보면 착시가 걸러져요.

01이 말이 무슨 뜻인가
기저효과는 경제지표를 평가할 때 기준시점과 비교시점의 상대적인 수치에 따라 결과에 큰 차이가 나타나는 현상을 말해요.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사전은 호황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지표가 실제보다 위축돼 보이고, 불황기를 기준으로 삼으면 실제보다 부풀려져 보인다고 설명해요.
이 말을 처음 만나는 자리는 대개 뉴스의 증가율 문장이에요. 생산이나 소비, 물가가 전년 같은 달보다 몇 퍼센트 늘었다는 말은 지난해 같은 달의 값을 분모에 놓고 이번 값을 견준 것이라서, 분모가 되는 지난해의 상태가 결과를 크게 좌우해요.
기저는 밑바탕이라는 뜻이에요. 증가율이라는 건물이 올라앉은 밑바탕이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 같은 높이의 건물이 커 보이기도 작아 보이기도 한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돼요.
| 구분 | 기준이 낮았을 때(불황기) | 기준이 높았을 때(호황기) |
|---|---|---|
| 비교 기준의 모습 | 충격이나 침체로 값이 내려앉은 시점 | 특수한 수요나 호황으로 값이 부풀었던 시점 |
| 나타나는 증가율 | 실제보다 크게 나옴 | 실제보다 작게 나오거나 감소로 나옴 |
| 숫자가 주는 인상 | 회복이 매우 강해 보임 | 경기가 꺾인 것처럼 보임 |
| 함께 봐야 하는 것 | 수준이 평소를 회복했는지 | 수준이 평소보다 아직 높은지 |
| 뉴스에서 만나는 자리 | 위기 다음 해의 증가율 발표 | 호황이나 특수를 지난 해의 감소율 발표 |
02왜 이런 게 생겼나
통계는 계절에 따라 오르내리는 흐름을 걷어내려고 지난해 같은 달과 견주는 방식을 자주 써요. 여름 장사가 겨울보다 잘되는 업종을 8월과 1월로 견주면 계절 차이만 보이니, 8월은 지난해 8월과 견주는 편이 실제 변화를 더 잘 드러내요.
다만 이 방식은 지난해 같은 달이 평범했다는 전제 위에 서 있어요. 지난해 그 달에 금융위기나 태풍, 파업, 대규모 행사처럼 유난한 일이 있었다면 전제가 무너지고, 평범한 올해가 오히려 유난히 좋거나 나쁜 것처럼 계산돼요.
기획재정부 용어사전이 든 예가 이 원리를 잘 보여줘요. 2009년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전년 같은 달보다 10년 만에 가장 높게 발표됐는데, 비교 대상인 2008년 12월이 세계 금융위기 때였어요. 생산이 그만큼 눈부시게 좋아졌다기보다 기준이 바닥이었다는 사정이 크게 작용한 거예요.
03숫자로 보면 어떤가
증가율은 오른 폭을 기준 값으로 나눈 것이라서 오르내림이 대칭이 아니에요. 어떤 값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가 원래 자리로 돌아오려면 절반이 아니라 두 배가 돼야 하니, 크게 떨어진 뒤의 반등은 증가율 숫자가 유난히 크게 찍혀요.
그래서 큰 충격이 있었던 해의 다음 해에는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도 높은 증가율이 나오고, 반대로 유난히 잘 풀린 해의 다음 해에는 수준이 그대로여도 감소로 나와요. 아래 그림은 이 관계를 가정한 값으로 보여줘요.
04자주 헷갈리는 것
증가율이 높은 것과 수준이 높은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예요. 증가율은 비교한 시점보다 얼마나 늘었는지를, 수준은 지금 값 자체가 얼마인지를 말하니, 지난해에 크게 꺾였던 지표는 높은 증가율이 나와도 수준은 평소에 못 미치는 경우가 있어요.
전월 대비와 전년 같은 달 대비도 기준이 달라요. 전월 대비는 바로 앞 달과 견주니 계절 요인이 섞이고, 전년 같은 달 대비는 계절을 맞추는 대신 지난해의 특수한 사정이 기준에 남아요. 어느 쪽이든 기준의 사정을 확인해야 하는 점은 같아요.
기저효과가 있다고 해서 지표가 틀렸다는 뜻은 아니에요. 계산은 정확하고, 다만 그 숫자가 알려주는 것이 회복이나 악화의 정도가 아니라 지난해와의 격차라는 점을 읽는 사람이 구분해야 해요.
05언제 내 일이 되나
물가 뉴스에서 자주 만나요. 지난해 여름에 태풍 피해로 농산물 값이 치솟았다면 올해 여름 농산물 물가 상승률은 값이 높은 채여도 낮게 계산되고, 그 결과 체감과 다른 숫자가 나와요.
내 가게 매출이나 내 소득을 지난해와 견줄 때도 같은 일이 생겨요. 지난해에 몇 달 쉬었거나 큰 계약 하나가 몰렸다면 올해의 증가율은 그 사정만큼 달라 보이니, 평소 수준과 함께 놓고 봐야 해요.
뉴스의 증가율 옆에 붙은 수준 값이나 두 해 전과의 비교를 함께 찾아보면 착시가 걷혀요. 통계 원문에는 대개 지수 값과 증감률이 나란히 실려 있어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기저효과는 비교하는 기준 시점의 값 때문에 증가율이 실제보다 좋아 보이거나 나빠 보이는 현상이에요.
- 증가율이 높은 것과 수준이 높은 것은 서로 다른 이야기예요.
- 증가율을 만나면 비교 대상이 된 시점이 평소였는지 특별한 때였는지부터 확인하면 착시가 걸러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