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원인 유전자가 1200개나 된다는데, 왜 치료법은 두 갈래로 나뉠까?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1200개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국내 연구진이 이 복잡한 유전자들을 단 두 가지 분자 패턴으로 정리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냈어요.
3줄 요약
- 기초과학연구원(IBS)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공동연구팀이 자폐 위험 유전자 17종의 돌연변이 생쥐 1008마리분의 뇌 데이터를 분석해, 서로 다른 유전자 변이가 두 가지 상반된 분자 패턴으로 수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어요.
- 두 그룹은 약물에 대한 반응도 갈렸어요. 한쪽은 항우울제와 기분안정제로 분자 이상이 회복됐지만, 다른 쪽은 반응이 들쭉날쭉했어요.
- 연구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9월 18일 실렸고,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사람은 1년 새 5000명 넘게 늘고 있어 이 분류법이 진료 현장에 닿을지가 다음 관심사예요.

01무슨 일인가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과 KISTI 디지털바이오컴퓨팅연구단으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자폐 위험 유전자 17종 각각에 돌연변이를 넣은 생쥐 모델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생각과 판단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전전두엽의 RNA를 하나하나 들여다봤어요.
분석한 뇌 데이터는 총 1,008개. 서로 다른 유전자 17가지를 이렇게 큰 규모로 한꺼번에 비교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세계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아요.
결과는 뜻밖이었어요. 17가지나 되는 서로 다른 유전자 변이인데도, 뇌 속에서는 두 갈래의 공통된 패턴으로 모였거든요. 한 그룹은 시냅스(신경세포 사이 연결부위) 유전자 발현이 줄고 유전자 조절·RNA 가공 관련 유전자 발현은 늘었고, 다른 그룹은 정확히 반대였어요.

02왜 이렇게 됐나
그동안은 자폐 원인 유전자를 하나씩 따로 연구해왔어요. 12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를 개별적으로 파고드는 방식으로는, 그 많은 유전자를 관통하는 공통 원리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이번 연구는 접근을 바꿨어요. 유전자를 하나씩 보는 대신 1,008개 뇌 데이터를 통째로 비교했고, 그 결과가 실제 자폐 환자의 뇌 조직 전사체(유전자가 실제로 얼마나 활발히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RNA 목록) 데이터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걸 교차 확인했어요.
약물 반응을 시험해보니 차이는 더 뚜렷해졌어요. 항우울제 플루옥세틴과 기분안정제 리튬을 투여했더니, 그룹1은 여러 유전자의 분자적 이상이 일관되게 회복됐어요. 반면 그룹2는 회복 양상이 들쭉날쭉해서, 같은 약이라도 그룹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는 게 확인됐어요.
| 구분 | 시냅스 유전자 발현 | 약물 반응 |
|---|---|---|
| 그룹1 | 감소(조절유전자는 증가) | 항우울제·기분안정제에 회복 |
| 그룹2 | 증가(조절유전자는 감소) | 회복 반응 들쭉날쭉 |
03이 숫자는 큰 건가
1200개가 넘는 원인 유전자가 단 두 가지 패턴으로 정리된다는 것 자체가 큰 압축이에요. 다만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는 규모예요. 서로 다른 유전자 17종, 뇌 데이터 1,008개를 한 틀 안에서 비교한 건 이전에 없던 시도거든요.
이 연구가 나온 배경에는 늘어나는 환자 수도 있어요. 보건복지부 등록장애인 통계를 보면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사람은 2024년 약 4만7000명(등록장애인의 1.8%)에서 2025년 약 5만2600명(2.0%)으로, 1년 사이 5000명 넘게 늘었어요.
이 증가분을 하루 단위로 나누면 하루 14명꼴이에요. 유전자를 정리하는 연구와 별개로, 현실에서는 매일 그만큼의 사람이 이 진단과 마주하고 있다는 뜻이에요.
04지난번엔 어떻게 됐나
자폐 유전학 연구는 그동안 SFARI 같은 국제 데이터베이스에 원인 후보 유전자를 하나씩 등록해나가는 방식으로 쌓여왔어요. 유전자 수는 계속 늘었지만, 그 많은 유전자가 왜 같은 병으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통합된 설명은 나오지 않았어요.
이번 연구는 그 공백을 겨냥했어요. 개별 유전자 목록을 늘리는 대신, 서로 다른 유전자들이 뇌에서 어떤 공통 상태로 수렴하는지를 봤다는 점에서 접근 자체가 달라요.
05나한테 뭐가 달라지나
이번 분류법이 곧바로 진료실에 적용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같은 자폐 진단을 받아도 뇌 속 분자 상태가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앞으로 나올 후속 연구를 지켜볼 이유가 생겼어요.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사람이 계속 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이야기는 소수의 일이 아니에요. 등록 인원만 2025년 기준 5만2600명을 넘어요.
이것만 기억하세요
-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일으키는 유전자는 1200개가 넘지만, 뇌 속에서는 두 가지 상반된 분자 패턴으로 수렴돼요.
- 두 그룹은 항우울제·기분안정제에 대한 반응이 달라서, 앞으로 맞춤형 치료의 실마리가 돼요.
-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사람은 2024년 약 4만7000명에서 2025년 약 5만2600명으로 늘었고, 하루로 나누면 약 14명씩 늘어난 셈이에요.


